<조의현의 화장실 칼럼> 화장실과 배설물에 관한 풍속요지경

관리자 │ 2024-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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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에 홍만선이 쓴 『산림경제」에는 화장실에 갈 때 화장실 문 앞에서 세 걸음이나 다섯 걸음 떨어져 두세 번 기침소리를 내 면 귀신이 피한다는 기록이 있다.


몇 백 년 전에도 화장실에는 귀신이 산다고 믿었던 모양이다. 꼭 귀신을 쫓기 위해서가 아니더라 도 화장실에 문이 없거나 있어도 거적으로 대충 가려놓은 형태였을 터이니 노크를 대신하는 지혜로운 행동이라 하겠다.


한편 이익은 『성호사설』에서 '뒷간 위에서 엿보지 말라, 반드시 주인과 객이 모두 화를 입으리라 '고 했다.


다른 사람이 똥을 쌀 때 들여다보거나 말을 걸면 귀가 떨고, 그 옆에 서 있으면 머리카락 이 빠진다는 이야기도 전하는데, 화장실과 관련된 기본예절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인 듯하다.


강원도에는 화장실을 지은 뒤에 반드시 좋은 날을 받아 제물과 부적을 준비해서 고사를 올리는 풍습이 전해온다.


뒷간에 놓아둔 부춧돌'을 잘못 옮기면 가족에게 화가 미치기 때문에 돌을 함부로 옮기지 않는 풍속도 있다.


그런가 하면 경기도 이천 지역 에는 하늘과 땅이 맞닿는 '천지대공망일'에 뒷간을 수리하면 괜찮다는 풍속이 전해지는데, 하늘과 땅이 맞닿는 날은 하느님이 모든 것을 눈감아주니 어떤 일을 해도 문제가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혼을 하거나 장례를 치르기에 좋은 날로 여기 기도 한다.


화장실은 풍수와도 관련이 있다.


일본은 유난히 화장실 풍수에 관심이 많은 나라이다. 일본에서는 풍수에서 물이 재물을 주관하기 때문에 화장실에 있는 서양식 변기의 변좌덮개를 항상 닫아 놓으라고 강조한다.


일본의 풍수전문가들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세계의 거부들은 대부분 변기의 덮개를 평소 닫아놓는 다고 하며, 일본의 한 회사를 조사한 결과 일반사원들과는 달리 CEO는 항상 변기 덮개를 닫아놓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론은 명리학이 발달하고 있는 중국에서도 비슷하게 전해지고 있다.


똥과 오줌에 관한 여러 풍속들도 전해온다. 예부터 화장실에서 넘어져 부상을 당하거나 똥독에 빠지면 떡을 해서 뒷간신에게 바치고, 그 떡을 환자에게 먹이고 이웃에게 나누어주면서 '똥 떡'이 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아이들이 똥구덩이에 신발을 빠뜨렸을 때 에도 떡을 해 놓고 액땜을 빌었으며, 경상북도에서는 아이가 뒷간에 빠지면 떡을 해서 나이대로 떡을 먹게 하고 빌기도 했다.


아이들이 대소변을 가리는 일에 익숙해진 뒤에도 밤에 이부자리에 오줌을 싸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옛날에는 오줌을 싼 아이 머리에 '키'를 씌우고 바가지를 들고 이웃집에 가서 소금을 얻어오게 했다.


이웃집 어른이 부지깽이나 빗자루로 '키'를 때리면서 창 피를 주면 다른 이웃들도 같이 큰 소리로 웃어 주었다. 아이가 부끄러움을 느끼게 해서 스스로 오줌 싸는 버릇을 고치게 하려던 조상들의 슬기였다.


요즘 같으면 인권유린으로 지탄받았겠지만. 어째서 이런 방식이 사용되었는지에 대한 확실한 설명은 없다.


아마도 음식의 부패를 막는 소금이 악귀와 나쁜 기운을 막아주기 때문에 소금을 얻어오게 한 듯하다.


'키'를 씌우는 것에 대해서는 두 가지 설이 전해진다. 하나는 곡식의 잡티를 걸러내는 도구인'키'를 이용해서 아이에게 붙은 귀신을 걸러내기 위해서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키'에 뚫린 많은 눈이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게 감시 한다는 의미라고 한다.


농가에서는 여자의 오줌이 농사의 풍요를 나타낸다고 믿어왔다. 남편보다 아내의 오줌이 거름효과가 높아서 깨, 수수, 조 등의 씨는 아이를 가장 많이 낳은 여인이 뿌리고 그녀의 오줌을 따로 모았다가 거름으로 주면 수확이 풍성해진다고 믿었다.


여성호르 몬을 포함한 오줌을 비료로 사용하면 쌀의 수확량이 80퍼센트나 증가한다는 보고도 있고, 요강을 울리는 처녀의 오줌발 소리를 듣 고 아내와 며느리를 선택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세상의 모든 변화는 화장실에서 시작된다. 글쓴이 조의현, 이담북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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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나 어울리고 아름다운 세상에서 하나뿐인 화장실을 만들기 위해 신유건영이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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