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의현의 화장실 칼럼> 동물들의 흥미로운 배변 이야기-2

관리자 │ 2024-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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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과 함께 살아가는 말똥구리와 쇠똥구리


낮 기온이 50도에 이르고 습도가 10퍼센트 정도인 중동의 사막 지대는 소변은 바로 증발되고 대변은 금방 말라비틀어질 정도로 덥다. 이 지역에서는 뜨거운 태양열과 극심한 건조 상태가 자연 화장실의 역할을 하는데, 여기에 한몫을 더하는 것이 말똥구리(쇠똥구리, Gymnopleurus Mopsus)다. 사막의 말똥구리는 배설물을 탁구공만한 크기로 잘라 집으로 운반해 식량으로 사용하는데, 운반 거리가 멀게는 수십 미터에 이른다.


우리나라에서는 쇠똥구리가 소의 똥을 가져가 먹는다. 하지만 요즈음에는 소의 변도 오염되어 시골에서 쇠똥구리 개체 수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진다.


동부 아프리카에서는 쇠똥구리 16,000마리가 1.5킬로그램짜리 코끼리 똥 무더기를 두 시간 만에 남김없이 작은 덩어리로 분해하는 모습이 촬영되기도 했다. 이 쇠똥구리들은 좋은 부분을 차지하려고 싸우기도 하고, 예비 신랑이 예비 신부에게 정성스레 빚은 똥 덩어리를 예물로 주기도 한다. 대부분의 부지런한 쇠똥구리는 자신만의 노하우를 발휘하여 똥 덩어리를 매끈한 공 모양으로 다듬은 후, 뒷다리를 자전거 바퀴를 지지하는 포크처럼 활용해서 똥방울을 굴려 운반한다. 그리고 신중하게 선택한 장소에 똥 방울들을 묻는다. 똥 방울 한가운데에 알을 낳고 부화한 애벌레는 이 똥방울을 잠자리이자 이유식 삼아 성장한다 요람이 커져서 무너질 위험이 생기면 자신의 똥을 발라 붕괴를 막기도 한다.


** 말똥구리, 쇠똥구리는 말과 소의 똥이나인분을 먹는 습성 때문에 붙여진 이름인데 영양분이 많은 육식동물의 똥보다 초식동물의 똥을 선호한다.



소의 방귀가 지구온난화의 주범


소 한 마리가 하루에 방출하는 메탄가스는 수백 리터이고, 전 세계적으로 소들이 한 해에 방출하는메탄가스는 6천만 톤에 달하는데, 연간 지구상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 총 발생량의 15퍼센트에 해당한다. 이렇게 발생한 메탄가스는 지구의 기온을 상승시키는 온실효과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어서 문제가 심각하다. 축산 대국인 호주에서는 소의 먹이를 바꿔 방귀에 포함된 메탄가스를 줄이는 방안과 함께 소떼의 가스방출량에 따라 세금을 부과하는 방법까지 제시되고 있다.반려견 화장실의 등장 덴마크에는 반려견 전용 공중화장실이 있어, 개가 신호를 보내면 주인이 공중화장실로 데리고 가거나 개똥을 수기해서 화장실에 버린다. 프랑스 파리 시내에는 반려견의 분뇨를 전문적으로 수거하는 오토바이인 '캐리네트'가 있다. 일반청소기처럼 호스와 노즐, 탱크가 부착되어 있고 소독액까지 분사하는 우수한 제품이다. 환경미화원들은 개들이 인도에 싼 배설물을 청소하기 위해 '푸퍼 스쿠퍼(Pooper Scooper)'라는 용기도 갖고 다닌다.


우리나라에서도 2002년 일산 호수공원과 분당 중앙공원에 반려견과 산책 나온 시민들을 위해 개의 배설물을 수거하는 비닐봉지를 비치했다. 반려견이 볼일을 보면 보호자는 분말을 뿌리고 비닐봉지에 수거해 애완견전용화장실에 버리면 된다.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울산 · 수원 등지에도 애완견을 위한 화장실 시설이 계속 등장하고 있다.


대머리수리의 이유 있는 반란


자신들의 둥지를 지키기 위해 똥을 이용하는 대머리수리가 1994년에 지독한 악취로 민원의 대상이던 쓰레기 처리장을 방문한 코스타리카 국회의원들을 공습한 일이 있었다. 주거지를 폐쇄하려는 정부 대책에 대한 강력한 항의 표시로 해석되었는데, 참고로 대머리수리는 '급강하 똥 폭격'에 놀라운 정확도를 보인다.


경매장에 나온 공룡의 똥 1


993년 영국 런던의 한 경매장에 공룡의 똥이 등장했다. 미국 유타주 행크스빌에서 발굴된 23개의 이 똥은 약 5백만 원에 팔렸으며, 그 가운데 일부는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자세히 소개되기도 했다.


똥 때문에 피해조로 전락한 비둘기


비둘기는 평화의 상징으로 불리며 중요한 행사 때 마다 식전행사 등에 애용되었다. 하지만 개체수가 늘어나 비둘기의 배설물이 도시의 동상, 사원의 용마루, 교회의 지붕 위를 눈처럼 하얗게 덮으면서 구조물 부식과 화재의 원인이 되기 시작했다. 실제로 1595년 피사의 사탑에서 일어난 화재도 비둘기 똥 때문이라는 추정이 제기되었다. 평화의 상징으로 사랑받던 비둘기가 배설물 때문에 인류에게 '피해를 주는 새'로 전락한 것이다.


예술의 재료로 쓰인 당나귀 똥


팔방미인 예술가인 르네상스 시대의 미켈란젤로는 대리석 조각에 고풍스러운 맛을 더하기 위해 당나귀 똥 혼합물을 예술 작품에 활용했다. 그런데 오늘날에는 부정적인 의도를 가진 무명작가들이 고전 작품을 위조할 때 이 기술을 즐겨 이용하기도 한다.


코끼리 때문에 생긴 코뿔소의 배변 습관


코뿔소의 배변 습관과 관련된 아프리카 설화가 있다. 먼 옛날에 동물세계의 왕자로 불리는 코끼리가 느긋하게 거닐다가 한 곳에 산더미처럼 쌓인 똥을 보고 화를 내면서 똥의 주인을 색출하러 나섰다. 똥의 임자는 성격이 깐깐하고 고지식한 코뿔소였는데, '똥도 내 맘대로 누지 못하냐?'면서 무모하게 코끼리에게 대항을 했다. 그러자 코끼리가 아름드리나무를 뿌리째 뽑아들어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덤벼드는 코뿔소를 정신이 번쩍 들게 혼내주었다는 이야기다. 그리하여 코뿔소는 볼일을 본 다음에 주위를 맴돌면서 세심하게 자신의똥을 사방에 흩어버리는 좋은 습관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아프리카 코뿔소에 관해서는 또 다른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영국 옥스퍼드대학에서 동물학을 전공하는 한 학생이 코뿔소에대해 연구하기 위해 아프리카에 다녀온 뒤 이런 말을 남겼다. "말이 좋아 코뿔소 생태연구이지 아프리카에서 몇 해를 보내는 동안 그들(코뿔소)이 남긴 흔적(배설물)만 실컷 봤을 뿐, 실제 코뿔소의 모습은 코빼기도 못 봤다. 사실 필자도 매년 '아름다운화장실 대상'심사를 위해 전국을 이동하면서 많게는 하루에 10여 곳 이상의 화장실을 둘러보게 되는데, 막상 심사위원들이 배변할 시간을 갖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아무리 찾아도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듯이 말이다.



세상의 모든 변화는 화장실에서 시작된다. 글쓴이 조의현, 이담북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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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나 어울리고 아름다운 세상에서 하나뿐인 화장실을 만들기 위해 신유건영이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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